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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의 수식어 ‘융합’이 뜬다.
: 관리자  webmaster@sciart.or.kr : 2011-10-24 : : 1650

김연아와 박태환만 뜨는 게 아니다. 요즘 잘나가는 지식인의 이름 석자 앞에는 '이것'을 수식어로 단 경우가 적지 않다. '융합' 이 그것이다. 혹자는 '통섭'이란 용어를 쓰기도 한다. '융합'이 이렇게 인기를 끈 계기는 청바지를 즐겨입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 때문이다. 그는 하드웨어 중심으로 끌려가던 정보통신업계의 판도를 하루아침에 바꿔버렸다. 역풍을 맞은 건 물량에서 앞서가던 '노키아'다. 사용자들로 하여금 무한 복제가 가능한 애플리케이션 세상을 만들게 하는 전략으로 핸드폰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바꿔버렸다.
 
새로운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나올 때마다 애플의 매장엔 신제품을 '얼리 어댑터(Early Adapter)'하려는 젊은이들로 넘쳐났다. 애플의 신제품 출시일은 젊은이들에게 또다른 축제일이 돼버린 것이다. 생명이 없는 핸드폰에 스티브 잡스만의 '문화(Culture)'를 입혔기 때문이다. 세상은 이렇게 문화와 과학기술을 융합하고, 수학과 과학을 접목시키는 새로운 '창의(Creativity)'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통섭' 논의 어디까지 왔나=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통섭(Consilience)'이라는 사전에도 없는 말이 지금 우리 땅에 지진을 일으키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식의 통합을 의미하는 학문간의 유기적 융합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의미다. 에드워드 윌슨은 그의 저서 '통섭(Consilience)'에서 21세기 학문은 자연과학과 인문학으로 양분되고 사회과학은 생물학과 인문학에 흡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과학과 인문학을 융합하려는 인간 지성의 위대한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국내에선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와 장대익 서울대 교수가 논쟁의 한 가운데 서있다. 이들은 과학과 인문의 소통이 절실하다고 주장하며 우리 사회가 성장하려면 사회전반에 퍼진 절름발이 인간 양성 시스템부터 뜯어고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고등학교부터 이과와 문과를 구분하는 교육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같은 견해에 동의하는 대학도 있다. 한동대가 주인공이다. 김영길 총장은 융합이론에 한몫을 거들며 학부과정에 문과와 이과의 구분을 없애버렸다. 지난 2008년부터는 서울대를 비롯한 전국 4년제 대학 30여곳 학부과정에 자유전공학부가 생겨났고, 서울대는 올해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에 대표적인 융합인물로 상징되는 안철수 박사를 영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학문간의 소통을 위한 새바람=이런 흐름은 연구환경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카이스트(KAIST) 연구원은 연구소 하나에 8개 학과의 교수들을 함께 상주시켰다. 연구원 가운데는 소설가 김탁환도 참여시켰다. 연구원은 학과 전용 연구실을 없애는 대신 열린 연구실을 설치하고 유리벽으로 구성된 카페테리아도 만들었다. 정기적인 티 타임(Tea Time)을 통해 연구성과를 공유하라는 취지에서다. 차세대융합기술원도 교수 4명이 각기 사용하던 실험실을 3개로 줄이고 통합 실험을 장려한다. 컴퓨터를 통해 정교하고 새로운 음향효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알고리즘 특수음향랩을 만든 한국예술종합학교의 통섭 실험도 주목 대상이다.

◆또다른 복제 '밈(meme)'=모든 세포의 꿈은 두 개의 세포가 되는 것이란 말이 있듯, 리차드 도킨스(Richard Dawkins)가 주창한 '밈(meme)'은 복제를 통해 융합을 만들어내는 문화현상을 설명할 때 자주 인용되는 용어다. '밈'으로 성공한 스티브 잡스는 스마트폰을 웹이 더 많은 웹을 퍼트리기 위한 장치로 바라봤다. 국내에선 KT가 스티브 잡스의 성공전략을 '올레(Olleh)'라는 이름의 마케팅 캠페인으로 들여와 SKT가 주도하던 국내 통신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을 가져오기도 했다. 이런 복제문화는 자연생태계에서도 종종 인용돼 획기적인 기술의 진보와 발명을 촉진시키기도 했다. 하천에 살며 가까운 곳의 나무를 튼튼한 앞니로 갉아서 넘어뜨린 다음 흙이나 돌을 보태 댐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비버로부터 댐을 만들어내는 아이디어를 가져온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학문통합의 사례와 성과=대표적인 응용 사례는 로봇공학에 인문학을 결합시켜 첨단 지능의 로봇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MIT미디어랩은 사람처럼 감정을 느끼고 반응하는 '로봇개'를 개발해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인간처럼 화를 내거나 놀라움과 두려움, 피곤함 등을 표현하는 로봇개가 인간의 반려동물 자리를 차지할 날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거짓말 탐지기처럼 애정이 있고 없음이나 구매욕구가 있는지의 여부를 살피는 신경윤리학(Neuroethics)은 대표적인 융합학문의 하나로 손꼽힌다. 미국의 코카콜라 본사는 신경마케팅(Neuromarketing)을 도입하는 데 연간 1억달러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 인간의 뇌가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에 서로 다르게 구매욕구를 일으키는 지 임상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 프린스턴대 심리학과 다니엘 카네만(Daniel Kahneman)교수는 경제학과 인지심리학을 융합시킨 대표적인 학자로 유명하다. '너지(Nudge)'는 심리학과 경제학을 융합시켜 베스트셀러가 된 대표적인 사례다. 뇌신경을 연결해 장애인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수족기계나 자폐환자의 표정과 심장박동수를 분석해 감정을 읽어내는 감성 컴퓨팅 기술도 이런 융합연구의 대표적인 성과로 분류되는 것들이다.
 
이런 '학문간의 융합'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장대익 서울대 교수는 "융합(통섭)은 결국 사람이라며 상상력이 풍부한 지식의 변주곡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학문간의 소통을 위한 열정과 호기심이 전염될 수 있는 연구환경이 함께 조성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황석연 기자 skyn11@
시대적 대세가 된 융합교육
서울대 융기원, 국제융합기술심포지엄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