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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N과 선(禪), 한-프랑스가 융합해 호흡을 춤추다.
: 관리자  webmaster@sciart.or.kr : 2011-10-13 : 2011101117532361.jpg 2011101124038611.jpg : 1584
남영호무용단, 추상적 미학과 최첨단이 융합된 공연 개최

“인간의 기본적인 활동인 움직임과 호흡을 무용으로 표현했다. 무용수들의 세밀한 움직임, 숨소리 하나까지도 관객들이 느낄 수 있도록 첨단 과학기술도 접목시켰다. 한 마디로 추상적 미학과 최첨단기술이 접목된 융합공연이니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현대무용의 발상지인 프랑스 몽펠리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인 안무가 남영호 씨가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2011 서울국제공연예술제’로부터 초청을 받아 한국에서 공연을 펼친다.

남 씨는 지난 2년간 야심차게 준비, 기획해온 이번 프로젝트에 ‘S.U.N(Seon. Univesel. Numérique 이하 SUN)’이라는 제목을 달고 오는 27~28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한국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연극이나 영화 등 대중적인 예술에 비해 일반인에겐 다소 거리감이 느껴질 수 있는 무용에 영상과 음악, 무대장치 등을 융합, 한층 대중적인 공연으로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인간의 움직임과 호흡 기반한 '호흡춤' 선보여‥선무도와 흡사

남 씨는 “이번 작품은 인간의 기본적인 활동인 움직임과 호흡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됐다. 우리 몸이 어떻게하면 호흡과 근육을 세밀하게 움직일 수 있는지, 자연스럽게 조절할 수 있는가를 예술차원으로 올린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의 기초가 되는 안무는 이른바 ‘호흡춤’으로, 정화의 예술로 불리우는 선무도와도 흡사했다.

움직임의 근원인 호흡으로부터 시작된 안무는 자연스러우면서, 천천히, 편안하게 진행된다. 무용수들은 때론 거칠게, 때론 느리게 호흡하며 동작과 동시에 호흡이 이뤄진다. 이와함께 시적인 음악과 영상, 그리고 무대장치에서 풍겨나오는 간결한 우아함을 통해 이들이 추구하는 선(禪)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무용수이기 때문에 더욱 그럴지 모르지만 인간의 몸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이를 주제로 한 공연도 여러차례 했다. 호흡은 인간에겐 가장 중요한 활동이다. 한국 전통 무용들도 전부 호흡을 기반으로 한 춤이다. 저는 전통무용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인체를 연구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호흡춤을 추기 시작했고, 2007년 공연한 제 솔로 작품을 통해서도 호흡춤을 선보였다”

무용의 달인, 첨단과학기술 이용한 융합공연에 도전장

이번 작품은 지난 20여년간 공연을 해온 그에게도 ‘새로운 도전’으로 분류된다. 융합공연을 위해 음악과 영상, 무대장치, 설치미술 등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팀을 결성하고 호흡을 맞춰야 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준비기간과 노력 모두 일반 공연때보다 배이상 들었다.

“개인적으로 첨단 예술은 처음 시도하는 것이다. 이전까진 첨단 기술을 가미하지 않은, 오로지 공연기술로만 관객을 찾아갔다. 그러나 공연기술만으론 관객들에게 큰 감흥을 주기 어렵다는, 사실상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멀티미디어 세상을 살아가는 대중들의 욕구를 채우기엔 무용하나만으론 부족했다. 따라서 무용수들의 섬세한 움직임, 호흡까지도 관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첨단 기술의 필요성을 느꼈다. 첨단기술은 단지 효과가 아닌 작품의 더 깊은 곳까지도 보여줄 수 있는 하나의 큰 도구였고, 단원들도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작업을 해 나갔다”

그녀의 열정과 노력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SUN은 한 마디로 ‘과학에 근거한 예술프로젝트’라고 평가할 수 있다, 무용수들의 팔, 머리, 등, 다리, 가슴등에 EMG시스템(근육활동신호녹화기)을 부착한 뒤 움직임으로부터 생성되는 근육활동과 호흡 등을 관객들이 직접 볼 수 있게 했다. 무용을 최첨단 예술로 승화시킨 것이다.

특히 무용수들의 움직임에 따라 그들의 ‘아바타’가 영상을 통해 비춰지고, 무대 장치 및 무용수들의 의상 위에서 아바타가 움직이는 모습은 SUN만의 차별화된 무대라고 칭할 수 있다.

또한 근육의 에너지와 호흡의 힘을 청각적으로 변환해 관객들에게 들을 수 있도록 한 점 역시 무용수들의 신체에 보이지 않는 지각을 이끌어내게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프랑스 현지 공연서도 관객들 극찬

남 씨는 개인적으로 처음 시도하는 실험적인 공연인 만큼, 관객들의 어떤 반응을 보일지 조금은 긴장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프랑스 현지 관객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이 쏟아지자 남 씨는 자신의 공연에 더욱 뿌듯함을 느꼈고, 첨단예술 공연에 대한 자부심까지 생겼다고 전했다.

“지난 9월 22일 프랑스 파리 근교에 있는 엉걍레방(Enghien Les Bains) 이라는 도시에서 한차례 공연을 가졌다. 프랑스도 그렇고 한국에서도 미디어와 무용이 결합된 공연은 많이 있다. 특히 이 도시에는 프랑스 문화부가 유일하게 인정한 멀티미디어 극장이 있는데 이 극장에선 해마다 한번씩 미디어 페스티벌을 한다. 저희 작품도 이 페스티벌 오픈식에 초대 받아 공연을 했다”

“멀티미디어 전용 극장이기 때문에 이 극장에선 뉴미디어 공연이 주류를 이룬다. 따라서 그 지역 사람들은 이런 분야의 공연을 평소에도 자주 접하고, 많이 본다. 따라서 우리 공연을 본 관객들이 어떤 반응을 나타낼지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뉴미디어를 많이 접한 관객들조차 우리 공연을 보면서 ‘어? 이런 공연도 있을 수 있구나!’ 라는 반응이 많았다”

“특히 기억에 남는 한 관객분이 있다. 그분은 자신이 평론가도 아니고 단지 일반 관객이라고 소개하면서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게 아닌, 많은 시간과 생각, 그리고 연구가 들어간 게 보였다”며 “우리의 공연을 아주 즐겁게 봤다”고 좋아했다. 그의 얘기 들었을 때는 정말 기뻤다”

이처럼 관객몰입도와 반응이 좋다는 게 융합공연의 장점이라고 남 씨는 설명한다. 관객들이 놓치기 쉬운 무용수의 세밀한 움직임과 정보등을 첨단 장비를 통해 관객들이 쉽게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하니 관객들은 공연에 더욱 몰입하고 감성적으로 즐길 수 있게 됐다는 것. 따라서 공연에 대한 만족도는 자연스레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융합공연 준비는 '시간'과의 싸움!

하지만 팀을 결성하는 문제나 연습 등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다고 전했다.
“융합공연을 위해선 영상, 음악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팀을 구성해야 한다는 점, 호흡을 맞추기가 까다롭다는 점 등으로 인해 시간이 많이 걸린다. 더욱이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한가지 목적을 가지고 자기들의 전문분야를 융합시키면서도 자신들의 색깔을 보여주기까지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은 정말 극도의 인내심이 필요한 순간이다”

2007년부터 연구와 기획 그리고 구성, 2009년에 이르러서야 팀이 결성됐고 약 2년간 준비해왔다는 그의 말이 과정된 멘트로 들리지 않는 이유다. 하지만 고생뒤엔 언제나 낙이 찾아 오는 법.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 탄생된 결과물은 퀄리티는 물론, 성취감 역시 크게 다가왔다.

“융합공연에 아주 매력을 느꼈다. 공연 준비가 결코 쉽지 않았지만 마무리가 된 이후, 결과적으로는 너무 뿌듯한 과정이었다. 함께 작업한 프로젝트 팀원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각기 다른 분야가 나란히 일을 진행해가면서 한 작품으로 모아지는 점은 어떻게 보면 굉장히 민주주의적인 작업이기도 하다”

무용을 분석·평가 하겠다고? 그냥 즐기시라~

남 씨는 관객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저는 관객들에게 첫째로 말하고 싶은 것은 무용이라면 재미가 없을 꺼라는 선입견을 버려 달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무용하는 저희들의 잘못도 많다는 걸 알고 있지만, 재미가 없다면 구체적으로 얘기를 해달라. ‘그건 오해라고, 그렇지 않다’고 설명해드릴 자신이 있다. 무용이 왜 어렵지 않은가라고 설명할 자신도 있다”

“무용이 어렵다, 재미없다고 말하는 이유는 공연을 보면서 평가, 분석하며 무엇인가를 자꾸 알아내려고 하기 때문이다. 현대예술은 알려고 하면 안된다. 단지 이 공연을 보고 어떻게 느꼈는지,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가 중요할 뿐이다.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에 대해 설명할 필요도 없다. 편안한 마음으로 공연을 보면서 어떤 느낌이 올 때면 감탄도 내지르는 것이 무용을 가장 잘 즐기는 방법이고, 이것이면 된 것이다”

남 씨는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포부도 밝혔다.

“저는 제 작품에서 끊임없이 ‘물음표’와 ‘느낌표’를 던져주려고 노력할 것이다. 기획자가 모든 것을 결정해놓고 관객들은 그것을 단지 수용만 한다면 관객들의 생각은 한정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제 공연을 보는 관객들은 각자 나름대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길 원한다. 앞으로도 저 혼자 얘기하거나 제 의도들로 프로그램을 가득 채워놓는 공연을 안할 것이다. 관객들이 어떻게 느꼈는지,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되는가 하는 물음을 주는 공연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시도도 계속될 것이다“

[브레이크뉴스=문흥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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